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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군대에서 가장 창피한날

이게 군인들은 조금 공감할지도 모르겠는데,

 

여자분들은 공감 못할지 모르는 얘기

 

내가 군대에서 겪은 얘기인데

 

 

 

 

 

처음에 입대 하면 5주간 훈련을 받게 되는데 그때

 

총 받고 막 정신없을때 사격술예비훈련 이란걸 받지

 

이른바 PRI훈련이라고,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린다는 훈련,

 

아무튼 그 훈련 막바지에 뭘 하냐면

 

 

 

 

평원판 훈련이라고

 

총열위에다가 바둑돌을 올려놓고 방아쇠를 당기는데

 

이때 반동으로 바둑알이 떨어지지 않게 천천히 방아쇠를

 

당기는거야, 군대 표현으로 하자면 '내가쐈는지 나도 모르게'

 

 

 


 

아무튼 총열위에 바둑돌이 바닥에 떨어지면 안돼,

 

근데 조교입장에서는 이건 연습을 아무리해도

 

좀 랜덤이야,

 

총이 반동이 큰것도 있고 바둑돌이 좀 균형이

 

안 맞는것도 있고 아무튼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떨어진단 말야

 

근데 조교라는게 초기에 각 다 잡고, 막 엄청 군기 잡는데

 

이 바둑돌이 떨어지면서 실패하면 그날로 완전 X팔리는거지,

 


 

 

 

아무튼 가을이었나, 바람이 너무 많이 불것 같은거야

 

그래서 나랑 내 밑에 후임이 작전을 세웠지

 

양면테이프나 풀같은건 티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우리는

 


 

포스트잇에 접착면을 바둑돌에다가 계속 비벼서

 

바둑돌에 뭔가 끈적거림이 남아있게 만드는 환상의 바둑돌을

 

만들었지, 이걸로는 100번이면 100번 다 성공이야 딱 좋았어,

 

 

 

 

 

근데 옛날 옛적 얘기에 보면 그런거 있자나,

 

아버지가 바지가 길다고 하니 딸 셋이서 바지를 세번 줄여서

 

바지가 짧아졌다는 뭐 그런 얘기,

 

내 밑에 후임들은 그날 따라 많이 부는 바람이 걱정스러웠는지

 

양면테이프를 뗏다 붙였다, 아무튼 초강력 바둑돌이 완성됐지,

 

나랑 내 맞후임은 그걸 모르고 시범에 들어갔고,

 

 

 

 

시범 격발후에 바둑돌은 떨어지지 않았지.

 

훈련병들 모두 '우와!! 저게 안떨어지네.' 아무튼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때

 

 

 

 

나도 긴장하고 맞후임도 긴장했어,

 

 

소대장님의 '거총바로'의 구령에 그대로 엎드려쏴 자세에서

 

소총을 거두면서 소총을 세로로 딱 세웠는데.

 

 

 

 

 

 

 

 

 

 

 

 

바둑알이

 

 

 

세로로 서있는 총열에도 붙어있더라.

 

 

 

중력무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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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이 짤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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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들이

 

날 보며 피식 웃는 그 느낌,

 

 


 

조교로써는 치욕이지..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아 아찔해,